CPA와 CFA 공부의 차이점.
흔히 CPA를 패스한 사람들 특히, KICPA는 시험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으레 다른 재무 관련 자격증의 난이도를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CFA가 어려워봤자 얼마나 어렵겠나, 조금만 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L1을 패스하고 L2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CPA와 CFA 시험의 난이도를 떠나서 시험의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공부방법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CFA가 생각만큼 쉬운 시험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CPA는 한국에서 "고시"화되는 경향이 있고, 때문에 문제에 오류가 있는 경우 수험생들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출제되는 문제를 보면 상황을 매우 단순화시키고 공식을 암기하여야 풀수 있는 문제를 많이 출제해 논란의 여지를 만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 2차 시험의 경우 주관식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이 조금 줄어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이론 문제의 경우에도 상황 해석이 아니라 가정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계산문제를 살짝 변형시켜놓은 느낌이 드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CPA를 합격했다고 해서 실무에서 이러한 재무지식들을 바로 발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물론 재무회계, 세법 등의 과목은 그렇지 않다.) 나의 경우에도 감사를 나갔을 때 회사가 블랙숄즈 모형을 통해 주식선택권 가치를 평가한 것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PPA의 경우 평가보고서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벅찼다. 파생상품으로 외화리스크를 헤지한 경우 그 효과성을 검토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무서를 보면서 다시 공부를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반면, 지금 CFA는 대단히 실무적인 내용이 기초를 이루고 있다. 일련의 L1, L2, L3를 패스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기본적인 이론지식부터 시작해서 실무에서 적용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커리큘럼이 짜져 있다. L1에서는 FRA(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 Analysis)가 가장 주요한 반면, L2는 FRA, CF(Corporate Finance) Equity의 비중이 크고 L3에서는 Portfolio Management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즉, 각 레벨마다 평가하는 비중을 달리함으로써 CFA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단계적으로 실무능력을 쌓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CFA 과정이 이론과 공식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장 또는 실무에서의 Consensus를 제공하기 때문에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여러가지 적용가능한 모델이 있을 때 실무에서 어떠한 Consensus가 있는지 알수 있고, 그러한 Consensus를 따라감으로써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CPA와 CFA 어느 자격증이 어렵고 쉽고를 떠나서 시험의 목적이 다르고, 나름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둘다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계사가 되고자 할 생각이 없다면 굳이 CPA(KICPA이든 AICPA이든) 공부를 할 필요가 없이 CFA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충분히 실무 능력을 키울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회계법인에서 실무 경험을 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회계사 생활을 하면서 L3까지 패스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나도 너무 힘들다...)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이면 각자의 장기적 목적에 맞게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전문자격증 정보 > 국제재무분석사(CFA)' 카테고리의 다른 글
CFA Level 2 합격 발표가 났네요. (2) | 2014.07.30 |
---|